프랑스 남쪽 소도시 깐느에서 황금종려의 낭보가 날아온 바로 그 날. 감독지망생 봉준오(27, 남) 군의 촬영장은 곤경에 처해 있었다. 오. 저 지친 모습들을 보라. 영원히 조감독일 수밖에 없어 슬픈 조감독 조아진(28, 여) 양. 그녀는 한 손에 인쇄된 콘티를 또 한 손에 자기 머리를 움켜쥔 채 쪼그려 앉아있다. 웃지 않아도 생기는 그녀의 깊은 보조개 속에는 이미 시마이しまい 세 글자가 새겨져 있는 듯 하다. 스포츠토토 매니아이자 스페인어 능력자면서 죽기 전엔 엘 클라시코를 직관하겠다 떠들고 다니는 촬영감